텔레비전에서 두리안이라는 생소한 과일에 대해 본 적이 있다. 냄새가 아주 고약한데, 너무 맛있다고 했다. 그렇게 이상한 냄새가 나는데 맛있어서 과일의 왕이라고 부른단다. 과연, 냄새가 그렇게 지독한데 맛이 있을 수 있을까? 궁금했다. 나중에 동남아로 여행을 가면 한번 먹어볼까, 생각했었다.
조호바루에 오고 난 후, 두리안 얘기를 들었다. 마트에서 보게 되면 사야지 했는데, 이온몰 마트에 두리안이 짠 놓여 있었다.
두리안도 품종에 따라 맛이 다르다는데, 그 중 제일 비싼 종으로 골랐다. 얼마나 맛있는지 한번 보자~ 껍질을 벗기고 팩으로 꽁꽁 싸서 그런지 생각보다 이상한 냄새는 나지 않았다.
숙소로 돌아와 포장을 뜯는 순간, 설명하기 어려운 냄새가 났다. 아이들은 모두 방으로 도망쳤다. 이런 걸 먹는 엄마 아빠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래 엄마 아빠는 홍어 먹을 때도 너희들 눈치가 보이긴 하지.
그런데 두리안 냄새는 홍어와는 달리, 뭔가 뭔가 시큼하고 썩는 듯하고, 아무튼 설명하기 어렵다. 결코 좋은 냄새는 아니다.
그런데 무딘 남편은 냄새가 괜찮단다.
그래, 우리는 다 다른 사람들이니.
포크로 찔러보니 안에 큰 씨앗이 있다. 씨앗이 반도 넘는다. 이거 너무 가성비 떨어지는 과일이다.
겉에 과육만 벗겨 먹는데, 상당히 크리미하다. 남편은 맛있다며 신나게 먹는데, 나는 이미 냄새에서 질려버렸는지, 한입 넣고는 왝~ 하고 말았다.
이게 왜??? 맛있다는 거지? 왜 과일의 왕이지?
기본적으로 아보카도 같은 크리미한 질감의 과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게다가 냄새도 좀 그렇다. 하긴 홍어도 처음엔 그랬다. 이걸 누가 먹냐며. 그런데 지금은 잘 먹는다.
아무튼, 훗날 다시 도전해 볼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경험은 한번으로 충분한 것 같다. 그래도, 궁금한 건 못 참는 분들은 꼭 도전해보시길.
Leave a Reply